설 연휴가 끝난 7일 충남 천안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일가족 4명 중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오늘(7일) 오전 6시 37분쯤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26분 만에 꺼졌지만, 이 건물 3층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자는 A 씨, 아내, 딸 등으로, A 씨와 아내는 거실에서, 딸은 안방에서 각각 발견됐습니다.
A 씨의 아들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습니다.
A 씨의 아들은 화재 직후 발코니를 통해 소방관들에 의해 구조됐으나 중상을 입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이 다세대주택은 A 씨 소유의 건물로, 1∼2층은 임대를 하고 A 씨 부부는 평소 아들과 함께 3층에 거주했습니다.
딸은 사회복지시설에 머물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집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당국은 1차 현장 감식 결과 방화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불이 난 다세대주택 3층 곳곳에서 인화성 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거실과 현관 등에서 인화성 물질이 담겨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2ℓ 생수병 7개가 발견됐습니다.
생수병 7개 가운데 5개에는 인화성 물질이 담겨 있었으나 빈 통으로 발견됐고, 다른 2개에 담겨 있던 인화성 물질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화재 현장 곳곳에서는 바닥에 인화성 물질을 뿌릴 때 생기는 자국이 남아 있었고, 주방 싱크대에서는 라이터도 발견됐습니다.
발화지점이 여러 곳이라는 점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일반적인 화재는 발화지점이 한 곳이지만, 이날 불은 현관·거실·안방 등 최소 3곳 이상에서 동시에 불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출입문을 개방한 뒤 곧바로 불을 진화했는데도 사망자가 많아 일반적인 화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숨진 A 씨를 포함한 가족의 소행인지, 병원으로 이송된 아들의 소행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아들에게서는 병원 이송 당시 술 냄새가 났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3명에게서 결박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감식을 하는 한편, A 씨 아들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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