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상대하는 콜센터 노동자, 민원 업무에 시달리는 금융 노동자, 환자의 감정을 우선해야 하는 병원 노동자 등 '감정노동자'라 불리는 고객응대근로자들을 위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지난 10월 시행됐다. 그러나 서비스 업종 종사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무의 직장인들 대다수가 자신을 감정노동자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629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에 대해 조사한 결과, 77.7%가 직장에서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무 별로는 '서비스'(87.7%) 분야가 1위였고, 다음은 '구매·자재'(82.8%), '광고·홍보'(81.8%), '인사·총무'(78.4%) 등의 순이었다. 대내외적으로 대면 업무가 많은 직무가 주를 이뤘다.
이들은 주로 '화가 나거나 서운하더라도 감정을 숨겨야 할 때'(66.1%, 복수응답)를 감정노동 순위 1위로 꼽았다. 아무래도 부하직원의 입장이거나 고객 또는 고객사를 상대하는 상황일 때는 상처 받는 말을 듣더라도 표현을 하지 않고 삼켜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계속해서 '상대의 기분에 맞춰줘야 할 때'(64.8%), '항상 친절해야 할 때'(40.1%), '폭언에 아무 대응을 못 할 때'(30.7%) 등이 있었다.
빈도는 '자주 겪는다'(38.4%)와 '늘 겪는다'(38.4%)가 나란히 상위에 올라 일상 속에서 감정노동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끔 겪는다'는 응답은 23.1%였다.
감정노동을 주로 하게 되는 상대는 '상사'(75.5%,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고객'(35.2%), '동료'(27.8%), '고객사 등 협력업체'(25.2%), '경영진'(23.1%) 등의 순이었다.
이같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면서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이유로는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위해'(58.9%,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밖에 '참는 것 밖에 할 수 없어서'(44.6%), '솔직하게 표현하면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38.4%),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아서'(31.5%), '회사에서 제시하는 업무 지침 또는 매뉴얼에 따라서'(9.4%),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6.1%) 등을 들었다.
이들 중 65.2%는 감정노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직 또는 퇴사 준비'(65.8%, 복수응답)를 하고 있는 이들이 가장 많아, 근본적인 해결이라기 보다는 조직으로부터 탈피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외에 '감정노동 겪게 하는 상대와 대화 등 관계 회복 시도'(18.2%), '심리상담 등 병원 또는 기관의 도움을 받음'(10.7%), '직무 또는 부서를 바꾸거나 바꿀 계획'(9.4%) 등이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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