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서류 등을 위조해 노숙자 명의를 빌려 금융회사로부터 36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작업대출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8일 이같은 혐의(사기)로 대출 사기단 2개 조직, 45명을 적발해 노숙자 공급책 A(47)씨와 총책 B(38)씨 등 8명을 구속했다.
또 20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17명은 지명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최근까지 노숙자 명의자를 모으는 공급책, 노숙자에게 숙소와 용돈을 제공하는 관리책, 노숙자 명의로 유령법인을 만들어 대출을 받는 대출실행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활동했다. 이들은 서울역이나 청량리역 등에서 숙식과 용돈을 주겠다며 노숙자 20여명을 모았다.
이들은 선박을 헐값에 사들여 노숙자 명의로 실제 가격보다 2∼3배 높게 부풀린 내용의 어선 매도매수증서를 작성한 뒤 농림수산업자보증기금에서 발급받은 보증서를 금융회사에서 제출해 어선구입자금 명목으로 20억원 대출받았다. 또 노숙자 명의로 아파트를 구매한 뒤 부동산 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거나 유령법 인 설립 후 사업자 신용대출 등으로 16억원 가량을 가로챘다.
이들은 정부지원금을 재원으로 하는 대출상품의 경우 금융기관에서 신청자 주거지 등 현장조사 없이 대부분 서류 심사만 하는 점을 악용해 사업자 등록증, 재직증명서, 소득증빙자료 등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상품 신청 시 관계자의 권리관계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금융기관의 대출심사 절차와 요건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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