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아 눈물이 난다"…강제징용 소송 유일 생존자 이춘식 씨

【 앵커멘트 】
지난 2005년 당시 소송을 함께 냈던 동료 세 분은 그새 세상을 떠났고, 95살의 이춘식 할아버지만 홀로 남았는데요.
광주에서 상경해 직접 선고를 지켜봤습니다.
손기준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강제징용 선고를 앞둔 대법정 입구.

선고를 직접 듣고자 피해자인 95살 이춘식 할아버지가 휠체어에 탄 채 법정으로 들어갑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열일곱 살이었던 할아버지는 일본에 강제징용돼 중노동을 했지만, 임금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2005년 동료 3명과 함께 뒤늦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새 모두 세상을 떠났고 혼자만 남았습니다.

▶ 인터뷰 : 이춘식 / 강제징용 피해자
- "내가 재판에 이겼는데 오늘 나 혼자 나와서 이렇게 마음이 슬프고 눈물이 많이 나오고 목이 메고 울고 싶어요. 마음이 아프고 서운하다고."

13년 만에 마침내 받아낸 승소 판결, 할아버지는 가혹했던 지난날이 시리도록 사무칩니다.

▶ 인터뷰 : 이춘식 / 강제징용 피해자
- "힘든 것이 무거운 것을 홀딱 벗고 하니까 몸뚱어리에 땀이 찔찔 흐르고. 열아홉 살, 스무 살 기운이 좀 있지."

동료인 고 김규수 씨의 아내인 최정호 씨도 판결이 조금만 일찍 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최정호 / 고 김규수 씨의 아내
- "조금만 일찍 이런 판결이 났으면 가시기 전에 이런 좋은 소식을 맞았을 텐데 마음이 아픕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을 물심양면 지원했던 일본 시민단체도 이번 판결을 반기며 일본 정부의 빠른 배상을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손기준입니다. [standard@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