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2) 할머니가 화해치유재단의 해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김복동 할머니는 3일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외교통상부 청사 앞에서 '화해치유재단 즉각 해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김 할머니는 화해치유재단에 대해 "아무런 사업도 진행하지 않은 채로 사무실 운영비와 인건비로 위로금 10억엔(한화 약 100억5000만원)을 쓰고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재단을 철거하고 평화의 길을 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를 보러 오지도 않은 사람들이 할머니들 팔아서 그 돈으로 자기들 월급 받는 것이 참 우습다"며 "전 세계 돌아다녀도 우리 같은 나라는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본이 출연한 10억엔 위로금에 대해선 "우리가 위로금을 받으려고 이때까지 싸웠느냐. 우리가 돌려보내라고 했으면 적당히 돌려보내야 할 텐데 정부는 해결해준다고 해놓고 아직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한·일 합의에 따라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합의에 대한 논란과 함께 10억엔 반환과 재단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현재 사실상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김 할머니는 일본에서 취재를 온 아사히 신문 특파원에게 "아베 신조(일본 총리)보고 과거 식민지 잘못을 뉘우치도록 말해달라"면서 "우리가 크게 사죄하라는 게 아니다. '미안하다. 용서해달라' 이 정도만 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김 할머니는 고령으로 인한 병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술을 받은 지 5일밖에 안 됐다. 근데 방에 누워있으려니 속이 상해 아무 말이라도 한마디 해야겠다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과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현재도 꾸준히 재단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정의연 측은 "한국 정부가 재단의 해산 조치를 즉각 이행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한 문제 해결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연은 지난달 6일 화해치유재단이 입주한 서울 중구 한 빌딩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며 재단의 해산을 촉구하는 '1차 국민행동'을 벌인 바 있다. 이어 김 할머니의 1인시위를 시작으로 9월 한 달간 외교통상부와 화해치유재단 앞에서 동시에 매일 릴레이로 '2차 국민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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