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답장 안했다고 친구 흉기로 찔러…우울증 50대 징역 5년

문자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하게 지낸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우울증 환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오늘(1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강혁성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54살 황 모 씨에게 징역 5년 및 10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3월 21일 오후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A 씨의 사무실 앞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배와 왼쪽 팔을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황 씨는 A 씨의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문이 잠겨 있고 연락이 닿지 않아 이날 오후 1시15분쯤부터 2시 30분까지 여러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자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 씨는 다시 사무실로 찾아가 A씨를 밖으로 불러내 준비해 간 흉기를 바닥에 던지며 "한 번 붙자. 네가 (흉기를) 써라"라고 말고, A씨가 이를 무시하고 돌아서자 바닥에 던졌던 흉기로 범행했습니다.

장기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은 A 씨가 곧바로 사무실 안에 있던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자 황 씨는 자리에서 도망쳤습니다.

2011년 망상과 환청을 동반한 중증 우울증, 불면증 진단을 받아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아온 황 씨는 A 씨의 사무실에서 식사하는 등 자주 드나들며 친하게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 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정신질환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황 씨가 흉기를 들고 A씨 사무실로 이동한 점에 비춰볼 때 계획성이 엿보이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점, 범행 방법이 매우 위험한 점, 피해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습니다. 다만 "황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