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강남역 스크린도어 수리 기사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수업체 대표와 임원에게 2심에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12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정흥식 유진메트로컴 대표와 기술본부장 최모씨 등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각각 벌금 2000만원과 10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함께 기소된 서울메트로와 그 임·직원들에게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대표 등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판단되며, 사망 결과에 대한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관행이라거나 일에 쫓긴다거나 시간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종업원들의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채 이 같은 업무를 방임하고 용인했다는 점에서 내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울메트로 법인과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지하철 역사 내 스크린도어는 업무 협약에 따라 유진메트로컴이 제작·유지·관리를 담당하기 때문에 서울메트로에 주의의무 위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판결에 따르면 유진메트로컴 직원 조모씨(사망 당시 28세)는 2015년 8월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승강장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다 진입하는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선로 내 작업은 원래 2명 이상이 해야 될 일이지만, 조씨는 사측 규정에 쫓겨 홀로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 대표 등이 역사 관리와 직원 안전 확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앞서 1심은 "유진메트로컴의 안전관리 책임자임에도 광고영업에 주력한 나머지 소속 직원들이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작업하는지 등을 챙기지 못했다"며 정 대표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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