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와 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살얼음을 가득 담은 여름 국수도 제철을 맞았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홈페이지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통해 지역 토박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얼음국수 맛집들을 소개했다.
◆ 남양주 개성집
서울 근교로 가벼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소문난 곳이다. 최근에 조안면 송촌리의 운치 있던 옛집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와부읍 팔당리로 이사했다. 1991년에 개업한 개성집은 할머니와 어머니, 아들에게로 3대를 이어서 손맛을 대물림하는 식당이다.
상큼한 오이소박이 국물에 쫄깃한 소면을 말아먹는 오이소박이 냉국수와 이북식 만두가 인기 메뉴다. 개성이 고향인 할머니가 어린 시절, 오이소박이김치에 밥을 말아 먹던 맛을 살려서 오이소박이 국수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오이소박이라고 하지만, 소박이보다 오이물김치처럼 시원하고 향긋한 국물이 일품이다. 시큼하게 잘 익혀 식감 좋은 오이소박이는 매일 담가 신선한 맛을 살린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은 만두도 마찬가지다. 절인 배춧잎과 두부, 고기, 숙주, 후추만 넣어 만든 개성 만두는 먹을수록 담백하다. 오이소박이 냉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담백한 고유의 맛을 지키는 것도 개성집의 미덕이다.
◆ 안동 신선식당
안동 신선식당의 냉우동 [사진 = 디지털뉴스국]
안동 신선식당의 냉우동은 여름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안동 주당들에게 최고의 해장 메뉴다. 여수에서 공수하는 최고급 멸치로 육수를 맑게 끓였다. 냉우동에는 채 썬 단무지와 오이채, 김가루와 대파 송송, 삶은 달걀 반쪽이 올라간다. 찰랑찰랑 그득 담긴 육수를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더위와 갈증이 사라진다. 쫀득한 우동면과 멸치 육수를 번갈아 후루룩 먹고 마시다 보면, 묘하게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가 냉우동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든다. 특별한 맛은 아닌데 자꾸만 생각날 만큼 은근한 매력에 빠진다.주문과 동시에 기계로 뽑아낸 생면은 차가운 육수 속에서 알덴테의 탄력으로 탱탱하다. 주문과 함께 반죽해서 면을 뽑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며 옛 맛을 지키고 있다.
◆ 충주 갈마가든
충주 갈마가든의 칡냉면 [사진 = 디지털뉴스국]
수안보로 가는 국도변에 '30년 전통의 칡냉면' 현수막이 보인다. 갈마가든은 살미면 용천리의 갈마고개에 있는데, 언덕으로 올라가면 도로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널찍한 정원과 식당이 나온다.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들이 마당에 그득하니 칡냉면 한 그릇 먹고 여유롭게 산책을 해도 좋다.충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칡냉면은 양지머리와 다시마, 양파, 무 등 채소로 육수를 내서 맑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갈마가든의 칡냉면은 충주 토박이들의 담백한 입맛에 맞춰 단맛을 줄였다. 열무김치도 직접 담가 시골집에서 먹는 구수한 맛을 살렸다.
면을 찾아 살얼음 육수를 살살 헤치면, 태양초 고춧가루로 만든 특제 양념이 붉은빛을 내며 은은하게 풀어진다. 칡냉면의 재료인 칡뿌리는 열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데 탁월하다고 하니 무더위 여름 음식으로도 제대로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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