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 해양야드가 일감이 바닥나 8월부터 가동 중단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는 22일 담화문을 통해 "7월 말 나스르 프로젝트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해양야드에서는 더 이상 작업할 물량이 없다. 불가피하게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해양야드 가동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구체적인 가동 중단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7월 말부터 시작되는 여름 휴가가 끝나는 8월부터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는 2011년 4건, 2012년 6건, 2013년 9건, 2014년 7건이었으나 이후 수주는 단 1건도 없다.
강 대표이사는 "현재 고정비로는 발주 물량이 나와도 수주를 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경쟁 업체를 이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해양야드 가동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히자 생산 현장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였다. 사측이 올해 초부터 해양야드 가동 중단을 언급했고, 가동 중단 이후 인력 재배치에 대해서도 노조와 협의한 탓인지 큰 동요는 없었다.
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사측이 해양야드 가동 중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해양야드 가동 중단에 대비해 올해 초 유급 순환 휴직 등을 사측과 협의하다 흐지부지 됐다.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곧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자리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양플랜트 인력은 정규직 2600명과 협력업체 직원 3000명 등 5600여명이다. 협력업체 직원 수는 매출이 최고조였던 2013~2014년 2만명이 넘었지만 이후 계속 감소해 호황기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나마 정규직들은 유급 휴직과 인력 재배치 등으로 일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협력업체 직원들은 대량 실직이 우려된다. 일반적으로 협력업체는 특정 공사가 끝나면 해양플랜트가 아닌 조선 쪽이나 다른 업체로 이동해 공사를 계속하지만 조선과 해양플랜트 불황 속에 일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해양야드 가동 중단은 이미 예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한 반응은 없다"며 "이미 상당수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사가 끝날 때를 대비해 다른 일자리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막막함을 토로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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