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법규 위반 차량 찍어 `돈달라` 협박한 30대 입건

도로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몰래 촬영한 뒤 '공익제보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은 '상습 파파라치'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장 모(38)씨를 상습공갈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장씨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역과 구로구 오류역 인근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한 운전자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70여명에게 약 1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차량통행이 많아 불법유턴 또는 신호위반이 잦은 특정 지역에서 대기하면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순간을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는 사진 촬영 이후 운전자들에게 제보 무마를 빌미로 금품을 요구해 받았다.
피해자들은 택배 기사 또는 택시 운전자 등 시간에 쫓기는 이들이었다. 장 씨는 운전자가 돈을 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실제로 공익제보 앱에 해당 차량의 위반 행위를 제보했다. 이 뿐 아니라 담당 공무원에게 가장 무거운 범칙금을 부과하라며 거듭 요구하고 해당 공무원이 규정에 따라 다른 처분을 내리면 '불친절 공무원'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악성 민원을 반복했다. 그가 제기한 민원 건수는 총 3만 2000건에 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경찰청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경찰관들의 제보를 통해 장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그에게 금전 요구를 받은 다른 운전자들을 찾고 있다. 또 다수 피해 사례가 취합되면 장 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기기 발달로 민원 제출이 간소해지면서 악성 민원인이 증가해 엄청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으며, 제도를 악용해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까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