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을 구하는 대학생 18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을 수억원을 가로챈 뒤 도망간 60대 건물 관리인이 구속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건물관리인 김모(60)씨를 구속해 지난달 30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5년 2월부터 3년 동안 서울 성북구 국민대 인근 원룸 세입자 18명과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 5억 4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2010년부터 건물주 장모(64)씨로부터 월세 임대차업무를 위임받아 해당 건물을 관리하는 일을 해왔다. 그러다 개인적인 빚을 갚기 위해 세입자들과 전세계약을 맺어놓고 월세계약을 맺은 것처럼 보증금 액수를 낮춘 가짜 임대계약서를 작성해 보증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빼돌린 돈의 일부를 월세를 받은 것처럼 장씨에게 매월 입금해 건물주를 속였다.
그는 계약 기간 만료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돌려막기를 하다 그 금액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자 지난 2월 잠적했다.
김씨의 범행은 반환 기간이 다 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건물주에게 알려 고소가 진행되며 적발됐다. 경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도주했던 김씨는 지난달 23일 경기도 광주시 지인의 집에서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생이 임대차계약을 할 때는 부모 등 유경험자와 함께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부동산등기부등본을 확인해 자신이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을 하는 것인지도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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