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는 23일 열리는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3회 공판준비기일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첫 재판 당일 법정에서 직접 10분 정도 모두진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밝힐 자신의 입장을 노트에 직접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강 변호사는 "지금 계속 이 전 대통령이 심경이 변화하고 (법정) 진술 방향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며 "정치적인 이야기를 해야하나, 검찰을 공격하는 용어를 쓰는 게 맞는지 등에 대한 생각이 아직 정리가 안되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에게 10분 정도 발언하는 게 적당하다고 조언드렸다. 대통령님도 거기에 맞춰 양을 정리하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당초 오전에 재판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전날이 휴일(부처님오신날)이라 이 전 대통령을 접견하지 못한다. 재판 당일 오전에 접견하겠다"는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오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전 공판준비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얼굴이 많이 붓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2011년 9월 김백준 전 대통령 총무기획관 등 측근을 통해 김성호·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총 7억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뇌물 혐의액만 총 111억원으로 파악됐다. 또 차명 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1991~2007년 비자금 339억원을 조성해 빼돌리는 등 총 349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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