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9일 LG그룹 총수 일가의 100억원대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호영)는 이날 오전 "조세포탈 등 혐의로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 재무팀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세무·회계 자료 등을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날 압수수색 장소 가운데 총수 일가 자택은 없었다.
검찰은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LG총수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그룹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10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고발을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의 고발 대상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73)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69)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말 LG상사에 조사4국 직원들을 보내 4년 만에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국세청은 LG상사가 그룹 지주사인 (주)LG에 편입될 당시 총수 일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24.7%)을 지주사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세금이 납부됐는지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고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총수 일가가 부당 이익을 취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일부 특수관계인들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했는데, 그 금액의 타당성에 대해 과세 당국과 이견이 있어 검찰이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재철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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