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의지 합의문 나오면 전례없는 성과로 평가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늘(27일) 남북정상회담에 '외교 투톱'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을 대동키로 해 실질적인 비핵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분명한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 부위원장은 스위스 대사를 지내며 김 위원장의 유학 시절을 챙기며 사적 친분을 쌓은 데다 오랜 기간의 서방 생활로 국제사회 여론을 잘 알아 김 위원장의 '외교브레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에서 최고의 미국통으로 북핵 6자회담 경험도 풍부한 인물로 통합니다.
우리 측 공식 수행원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포함된 상황에서 북한 외교를 좌우하는 핵심 인물들이 가세한 것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방안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5월 또는 6월초'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비핵화,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 등을 남북정상회담 3대 의제로 정했고 그 가운데서 비핵화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는 여러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이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도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사 표시를 주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우리측 대북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리고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와 만난 자리에서 '조건부 비핵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정상회담 결과 '한반도 비핵화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남북 최고지도자가 최대한 노력한다'는 정도의 합의가 나오면 전례 없는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최고지도자 직접 서명한 문서에 비핵화 의지가 담긴 적은 없었습니다.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남북한 총리가 서명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6·15 선언에는 핵 문제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는 '남북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라고만 표현됐습니다.
하지만 남북의 외교사령탑이 총출동하는 이번 정상회담에선 비핵화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돼 합의문에도 관련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밝힌다면 내달 말 혹은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도 '청신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미 정상회담에선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를 비롯해 비핵화 시한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 실장도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이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는 것에 대해 "그것이 북미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로 매우 훌륭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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