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이 간암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를 밝혀내 간암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18일 울산과기원 권혁무 교수(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박능화 교수팀과 함께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간암의 발생과 재발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소화기학회 공식 학술지 '소화관'(GUT)지에 실렸다.
권 교수 연구팀은 울산대병원에서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 296명의 간암 시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 274명(92.6%)의 암세포에서 주변 세포보다 톤이비피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됐다. 또 톤이비피 수치가 간암의 재발과 전이, 사망률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의 발병 원인이 B형 바이러스, C형 바이러스, 술, 지방간 등 사람마다 다양해도 발병의 주요 경로는 톤이비피 유전자로 동일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톤이비피는 세포 손상과 염증 등 간암을 발생시키는 다양한 단계에 관여했고, 톤이비피 발현이 늘면 종양도 악화됐다.
톤이비피는 권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한 유전자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감염됐을 때 염증을 유발해 감염을 퇴치하는 데 기여한다. 권 교수는 '염증이 간암에 영향에 준다'는 자료를 보고 톤이비피와 간암의 관계를 분석하게 됐다.
권 교수는 "현재 톤이비피 유전자가 간암 재발과 항암제 저항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연구가 성공하면 간암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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