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들 살해한 홍콩 여행객 "술 취해 기억 안 나"

홍콩에 여행 온 후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관광객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16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 카오룽 지역의 5성급 호텔인 리츠칼튼 호텔에 투숙했던 한국인 A(43)씨는 지난 14일 오전 7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이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렸다"며 "가족이 자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에 있던 친구가 급히 경찰에 알려 홍콩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그의 아내 B(43)씨와 일곱 살 아들은 이미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였다.
홍콩 경찰이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호텔 내 두 곳의 술집에서 14일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고, 객실로 돌아갈 즈음에는 크게 취해 있었다. A씨는 홍콩 경찰에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은 기억이 나지만 이후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한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자신의 사업에 대해 "최근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은 등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막다른 지경에 몰린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빈과일보는 "A씨는 미국의 유명 초콜릿 기업의 한국 대표"라며 "이 기업은 최근 한국에 10여 곳의 전문점을 개설했지만, 여러 점포가 폐점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A씨는 현재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홍콩 카오룽 법원에서 진술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