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평가 순위를 올리려면 외국인 교수·학생 비율을 확대하는 국제화 노력보다 교수진의 논문 피인용 횟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서울대가 자체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다. 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통계학과 이재용 교수는 '대학순위 지표들과 서울대학교의 순위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내부 보고서를 최근 학교에 제출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6월 서울대가 발주한 용역의 주관 연구책임자로 선정돼 연구를 해왔다.
연구는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THE)'과 'QS' 등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답보하는 서울대의 순위 상승 방안을 강구하고자 진행됐다.
서울대는 THE의 '2018 THE 세계 대학 순위'(지난해 9월 발표)에서 74위를 기록해 전년보다 2계단 떨어졌다. 2015 세계 대학 순위(50위)보다는 24위나 내려앉았다. QS 평가도 2014년 31위에서 지난해 36위로 뒷걸음질쳤다. QS 평가 세부 지표에선 외인 학생 비율 181위, 외국인 교수 비율 162위, 논문 피인용 횟수 73위로 3가지 지표가 종합 순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외국인 학생·교수 비율 지표 점수를 높이는 것보다 교수진당 논문 피인용 횟수 지표 점수를 올리는 것이 종합 순위를 올리는 데 더 효과적이고 현실적이라는 결론을 이 교수는 도출해냈다. 이 교수는 "결국 실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외국인 교수를 늘리는 것은 순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 학생 비율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학생을 추가로 모집하고, 교수진은 그대로 둔다면 학생 대비 교수진 비율이 악화해 오히려 순위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 교수들이 지금도 논문 자체를 적게 쓰는 편은 아니다"라며 "논문 피인용 횟수를 늘리려면 단순히 논문의 수만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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