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인 해수담수화 시설을 정부에서 책임지고 재가동해 줄 것을 촉구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4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8년 1월 1일부로 기장해수담수화 시설이 멈춰섰다"며 "2000억원에 가까운 국비와 시비가 들어간 대규모 국책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의 소유와 운영권은 중앙정부에 있고 시설 유지관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책임도 정부에 있다"며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올해 해수 담수화 시설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등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 가동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서 시장은 "정부가 기장 해수 담수화 사업을 포기하는 것인지, 포기한다면 기장 앞바다가 청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인지 답변해야 한다"며 "만약 정부가 해수 담수화 시설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시설 재가동을 위한 확고한 의지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2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이 흐지부지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라며 "부산시는 정부 차원의 해결책을 강력히 요구하며 정부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부산시도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완공된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은 지금까지 주민 반대에 부딪혀 담수화 수돗물 공급을 못 하면서 누적 적자가 100억 원이 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만 유지관리비 등으로 21억 원이 들었으며 올해는 35억 원의 유지관리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설 비중에 따라 국토부에서 부담해야 할 24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자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에서 최근 직원을 철수하는 등 가동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있는 해수담수화 생산시설은 물 산업의 해외시장을 선점하고자 건립됐다. 2009년부터 국비 823억 원, 시비 424억 원, 민자 706억 원 등 모두 1954억 원을 들여 2014년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완공됐다. 그러나 삼중수소 검출 등 방사능 오염 논란으로 2년 넘게 통수가 미뤄졌다.
[부산 = 박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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