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전 삼성라이온즈 투수 안지만 씨가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형법상 도박공간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상 도박개장 혐의로 기소된 안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안씨의 공소사실 중 형법상 도박공간개설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국민체육진흥법상 도박개장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박개장죄는 체육진흥투표권(체육복표) 등을 발행하는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안씨가 투자한 도박사이트에서는 체육복표 등을 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박사이트에서 사용 가능한 게임머니를 충전 또는 환전해 준 행위는 도박개장죄가 금지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 씨는 지인으로부터 "필리핀에서 운영하는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투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해 2월 2억원을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사이트는 해외 유명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게임머니를 불법으로 충전 또 환전해주면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도박공간개설죄와 도박개장죄 모두 유죄에 해당한다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도박개장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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