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하기 좋은 가을이지만 성묘나 나들이 길에 전염성 질환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형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 일본뇌염 등이 대표적인 발열성질환이며 일부 질환은 증상이 없다가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심하게 앓을 가능성도 있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치사율이 높아 예방이 중요한 '한국형 출혈열'
6·25 후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원인 모를 괴질로 크게 유행했으나 1976년 이후 쥐에서 기생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밝혀졌다. 도시형 출혈열의 원인으로 '유행성 출혈열'이라고 불리는 서울바이러스도 있다. 봄과 가을, 특히 11월에 많이 발생하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나타난다.
증상으로는 전신쇠약감·식욕부진·현기증·근육통·두통 등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있다가 갑자기 38~41℃의 열이 심하게 나고 오한이 동반된다. 2~3일 후부터는 구역질과 구토가 생기고 배가 아프거나 얼굴과 목 주위가 붉게 달아오르며 결막에 충혈이 생긴다. 저혈압이나 신부전이 잘 오며 다른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경우 큰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더라도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무증상이 많아 경과 관찰이 중요한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라는 나선형 균감염으로 생기는 전염병으로 9~10월 비가 온 뒤나 추수기에 잘 생기며 벼 베기나 탈곡을 할 때 오염된 물이나 흙, 볏짚과 접촉을 많이 하는 농민에게 많이 발생한다.
무증상 감염증이 많아서 황달 없는 경증이 감염된 환자의 90%이며 황달이 나타나는 중증 질환은 10% 이하다. 증상으로는 논일을 한 후 평균 7~13일 뒤에 두통으로 나타난다. 앞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빠지듯이 아픈 것이 특징이다. 허리와 넓적다리의 근육통이 심하고 갑자기 열이 나기도 한다. 이런 상태가 4~9일간 계속되다가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숨이 차고 기침을 하며, 구역질·구토·복통도 생긴다. 의식장애·결막충 혈·황달·빈혈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 애벌레 유충에 쏘여 임파선이 부어오르는 '쯔쯔가무시병'
'리케챠'라는 작은 세균에 의해 전염되는 열성질환으로 진드기의 애벌레가 사람 피를 빨아먹을 때 감염된다. 우리나라 전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자주 나타난다. 병이 유행하는 시기는 10월과 11월에 집중돼 있고 12월에도 상당수 발생한다. 진드기의 애벌레에 쏘이면 대개 모르고 지내지만 10~12일이 지나면 쏘인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차츰 짓물러 결국에는 흑갈색의 딱지가 앉는다. 갑자기 열이 오르고 머리나 눈이 아프기 시작하며 밥맛이 떨어지고 온몸이 나른해지며 기침이 난다. 쏘인 곳 주위에 임파선이 부어오르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생긴지 5일째가 되면 몸통에 붉은 반점이 시작돼 다리로 퍼져가며 결막충혈이 나타나고 간이 커지고 부종이 생길 수 있다. 발병한지 2주가 지나면 열이 떨어지고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다면 회복된다.
◆ 모기와 진드기를 통해 감염되는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감염 이후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모기와의 접촉이 있은 후 5~15일의 잠복기를 거친다. 이후 고열·지각 이상·두통·현기증·복통 등이 나타나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행히 증상이 약화되면 7일 전후로 열이 내리며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0일 이내에 죽음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치료를 실시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생후 6~12개월까지는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생후 12개월 이후에는 일본 뇌염에 대한 면역이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12~24개월 사이에는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김순관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건강검진센터장은 "가을에는 선선해진 날씨로 야외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가을철 발열성질환자 수가 증가하므로 야외활동에 주의해야한다"며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의 경우 접종을 통해 미리 예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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