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t이나 되는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 8살, 9살 초등생 남매만 남겨진 채 방치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이 종적을 감춘 친모 찾기에 나섰다.
27일 수원시에 따르면 모 주민센터가 지난 20일 보건소와 봉사단 등이 남매의 집에 방문해 5t가량의 쓰레기를 청소했으며 현재 어린 남매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2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수원시의 한 3층짜리 임대주택에 사는 초등학생인 A(9)군과 B(8)양 남매의 외할아버지가 주민센터로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주민센터 관계자와 경찰관은 쓰레기로 가득찬 집안을 확인했다.
이들 남매가 지내온 집은 방 2칸, 거실, 화장실로 이뤄진 18평 남짓한 집 안에는 이불과 옷가지들이 정돈되지 않은 채 널려 있었고 각종 생활 쓰레기가 집안을 가득 채운 상태였다. 오랜 시간 청소가 이뤄지지 않은 집안 곳곳에는 벌레가 날아다녔다. 욕실 또한 변기 옆에 쓰고 버린 휴지를 담은 봉투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밥솥에는 있는 밥에는 곰팡이가 피었으며,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은 상해있었다. 개수대에 방치된 음식물 쓰레기는 악취를 풍겼다.
청소 전 화장실의 모습 [사진제공 = 주민센터]
현장에 출동한 한 경찰관은 "아이들이 누워서 다리 뻗을 공간을 제외하곤 집 안이 모두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며 "악취가 워낙 심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당시 참담한 풍경을 전했다.불결한 환경에서 지내온 아이들의 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다. A군과 B양 모두 충치가 많고, B양은 안과 치료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보호자인 친모 C(30대)씨는 아직까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 이혼한 C씨는 별다른 직업을 갖지 않은 채로 2년 가까이 이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자녀들을 홀로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남매는 평일에는 C씨와 생활하면서 학교에 다녔으며, 주말에는 외할아버지에게 맡겨졌다. 외할아버지는 손주들을 주말마다 데려다 돌봤지만, 아이들의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딸인 C씨가 집 안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주거환경개선 나선 봉사자들 [사진제공 = 주민센터]
주민센터 관계자는 "남매의 외할아버지가 손주들로부터 '집 문을 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예비 열쇠로 문을 열어 집 안을 처음 보게 됐다고 한다"며 "C씨 가정은 이미 주민센터가 관리하는 '사례관리 가정'으로 지정돼 있었다"고 밝혔다.아울러 주민센터는 A군 남매의 병원 치료비와 체납 공과금을 지원할 방안을 검토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경찰도 C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C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A군 남매는 외할아버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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