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눈물로 화제가 된 남자가 있다. 바로 강남역에서 핫도그 푸드트럭을 운영 중인 박광섭 사장이다.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출연해 생애 첫 매진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됐다. 방송 중 그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강남역 핫도그 할아버지 눈물'이란 제목으로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핫도그를 맛보기위해 손님들이 줄을 서고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 강남역 9번 출구 앞은 푸드트럭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사실 강남역 푸드트럭 존은 7개월 전부터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런 인기를 누리게 된 지는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손님도 없고 홍보도 잘되지 않자 운영자들은 푸드트럭을 갱생시켜 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었다. 방송을 통해 요식업의 대가 백종원 대표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아 획기적인 메뉴를 개발하게 된 이들은 시범영업날 매진을 기록했다. 총 여섯팀의 참가자 중 방송 후 가장 화제가 된 일명 '강남역 핫도그 할아버지'로 통하는 박광섭 사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박 사장의 야심작 '핫 커리 핫도그'
박 사장의 푸드트럭 앞은 핫도그를 맛보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이미 방송을 통해 그가 손님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라 손님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그에게 말을 붙였다. 대부분의 손님은 핫도그 구매 후 SNS상에서 유행처럼 번진 그와의 인증사진을 촬영했다. 핫도그 제조와 사진 촬영 그리고 수다까지 동시에 하려면 힘들만도 하지만 그는 이 순간을 즐기는 듯했다.영업시간에 이뤄진 인터뷰임에도 불구하고 박 사장은 "내가 리얼리티를 참 잘하니까 즉석 인터뷰도 문제없어"라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푸드트럭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강남역에서 불량식품을 판매하는 '추억의 뽑기' 노점을 10년 가까이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구청에서 합법적인 장사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 왔다. 노점을 운영할 당시는 위생이나 납세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장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구청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푸드트럭을 준비하며 구청에서 위생교육도 받고 영업 관련 허가도 받게 됐다.
Q) 방송 전후 손님은 얼마나 늘었나.
-푸드트럭 첫 창업 후 7개월간 손님이 없어 참담했다. 비밀인데… 방송 후에 딱 10배 늘었다 10배.
핫도그를 제조 중인 박 사장
Q) 핫도그를 먹어보니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고심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핫 커리 핫도그는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푸드트럭에서 핫도그를 팔기로 한 뒤 전국의 크고 작은 핫도그 체인점의 제품을 모두 먹어봤다. 핫도그를 먹고 나면 꼭 느끼한 맛이 있더라. 그 느끼한 잔 맛을 없애고 계속 먹고 싶은 핫도그를 만들고 싶었다. 청양고추를 넣어 느끼함은 줄이고 중독성은 높였다. 핫도그 반죽 역시 특별하게 만들었다. 친한 동생과 함께 반죽을 계속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번에 백종원 선생님이 반죽에 고추를 섞는 방식을 개발해주셨다. 또 카레 향을 더하기 위해 큐민가루를 넣으라는 조언도 해주셔서 맛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Q) 메뉴를 개발하는 건 모든 요식업 종사자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신메뉴 개발 계획이 있나.
-신메뉴라기 보단 지금 메뉴의 맛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하지만 현재 메뉴가 워낙 완벽하다 보니 어떻게 업그레이드시킬지 고민이 많다.
환하게 웃고있는 박 사장
Q) 소자본·빠른 창업의 이유로 퇴직 후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한다면.- 준비는 철저히 하고 메뉴는 한 개만 정해라. 나와 내 또래가 베이비붐 세대다. 우리 세대들 회사 나와서 퇴직금 몇억 들여 체인사업 했는데 망했다는 소식 들으면 정말 마음 아프다. 푸드트럭은 초기 창업 비용이 4000만~5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푸드트럭이 비록 소자본 창업이지만 정말 준비 많이 해야 한다. 남의 말만 듣고 덜컥 창업을 결심하면 안 된다. 푸드트럭 제작 역시 경험 많고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는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은 자기를 찾아오라고 말했다.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백종원 대표에게 받은 도움을 이제는 베풀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내가 메뉴를 정해주거나 전수해 줄 수는 없지만 운영상의 조언을 줄 수는 있다"며 푸드트럭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 사장은 오전 11시 푸드트럭을 오픈해 재료준비를 시작한다. 재료가 소진될 시 장사를 마감하는데 보통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다. 휴식시간도 없이 10시간이 넘게 일해야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제는 매일 매진의 기쁨을 맛보고 있다는 박광섭 사장! 눈물 대신 꽃길만 걷길 바란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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