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고속도로 폭설 대란...도로공사 책임"

4년전 이 맘때 쯤이죠, 최악의 폭설로 수만명의 사람들이 경부고속도로에 10시간 넘게 갖힌 적이 있었는데요.
이들 가운데 2백여명 가량이 도로공사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었는데, 대법원이 결국 이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4년 3월 5일, 대전에만 하루동안 49cm의 눈이 내리는 등 때늦은 폭설이 중부 지방을 강타했습니다.

이로 인해 일대 경부고속도로가 마비되면서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1만여대의 차량은 그대로 도로안에 고립됐습니다.

이들은 10시간 넘게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야 했고, 결국 2백여명 가량이 도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고속도로 폭설 대란과 관련된 첫 소송에서 1심과 2심은 도로공사의 과실을 이유로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도 이들의 판단을 존중했습니다.

대법원은 도로공사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각각 30만원에서 50만원씩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폭설로 도로 기능이 마비될 것이 예상됐는데도, 차량 진입을 늦게야 금지시키는 등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판단입니다.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
-"폭설이 불가항력으로 인정되지 않는 이상 도로공사와 같은 국가 기간 시설물의 관리 주체는 사전에 철저한 예방시스템을 갖추고 초기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도로공사의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유사한 3건의 소송 뿐 아니라 폭설 대란과 관련된 앞으로의 분쟁에 지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