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을 사칭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재력가 노인에게 50억원 상당의 땅을 빼앗고 정신병원에 감금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부동산투자업자 정 모씨(45) 등 4명을 특수강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감금)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를 폭행한 박 모씨(59) 등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2015년 1월 정씨 등은 한 모씨(67)의 집에 들이닥쳐 "안기부에서 나왔다"면서 전기충격기 등으로 폭행했다. 이후 이들은 부동산 매도에 필요한 서류를 떼도록 강요한 뒤 해당 토지를 팔아 세금을 제외한 30억원 가량을 챙겼다.
범행을 마친 뒤 이들은 한씨의 법적 보호자로 등록돼있던 김모씨(61)를 시켜 한씨를 전북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정씨 등은 미리 지인인 김씨에게 한씨와 결혼한 척 허위 혼인신고를 하도록 해두는 치밀함도 보였다.
한씨는 정신질환을 가진 독거노인으로 컨테이너 박스에서 홀로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아직 전북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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