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를 사칭해 지급보증서가 필요한 업체들에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허위 보증서를 발행하면서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보험업법 위반 등 혐의로 A금융사 회장 장모(65)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직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지급보증이 필요한 업체들에 481회에 걸쳐 2542억원 상당의 가짜 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약 3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손해보험업의 보험종목으로 분류돼 있는 보증보험업체 등을 경영하려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이들은 인·허가 없이 지급보증이 필요한 업체들에 보증서를 발행해줬다.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정상적인 금융회사처럼 보이는 금융기관 상호를 사용하기도 했다.
보증서를 받은 업체들 대다수는 사기업이었으나 지자체(47곳)와 공공기관(5곳)도 포함돼있었다. 추후 일부 업체들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져 지급보증에 따른 의무 이행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이를 모두 불이행한 것으로 경찰조사 확인됐다. 지급보증을 요청한 업체 중 27곳에서 총 152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는 7억원 상당의 피해를 본 군단위 지자체 2곳도 포함돼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이와 유사한 업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관계자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경우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는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도권 금융회 여부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조회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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