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시켜주겠다" 여제자 성추행·성폭행한 시인 배용제 기소

여고생 제자들을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시인 배용제씨(53)가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현)는 17일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미성년 제자들을 성폭행·성희롱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과한 법률 위반)로 배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실기교사로 근무하던 한 고등학교 문예창작과 여학생 5명을 상대로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1부터 2013년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배씨는 지난 2013년 3월 교내 창작실 안 서재에서 A양에게 "너의 가장 예쁜 시절을 갖고 싶다"며 입을 맞추고 성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같은 달 지방에서 백일장 대회가 열리자 "늦게 끝나니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해라"며 A양을 창작실로 불러 성폭행했다.

지난 2013년 9월에는 또 다른 제자인 B양에게 "너는 내가 과외를 해 주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과외를 그만둬야겠다"고 말한 뒤 B양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기도 했다.
실기 평가 비중이 80%나 들어가는 수시전형을 주로 준비하는 학생들은 문예창작대회 수상 경력이 필요했다. 주요 대회는 실기교사가 출전 인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배씨의 지도가 중요했고 결국 배씨의 행동에 반박하지 못했다.
이를 이용해 배씨는 학생들에게 "나에게 배우면 대학에 못 가는 사람이 없다. 나는 편애를 잘하니 잘 보여라", "문단과 언론에 아는 사람이 많다.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며 영향력을 과시했고 학생들의 입을 막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