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쓸개로 만든 북한산 웅담을 유통한 중국동포 출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가짜 북한산 웅담을 국내로 밀반입한 사례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가짜 북한산 웅담인 '조선곰열'을 밀수해 유통한 혐의(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사법 위반)로 이모(32·여)씨 등 중국 동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중국동포 이씨 등으로부터 조선곰열을 구매한 한국인 회사원 임모(48)씨 등 2명도 붙잡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 10월 북한에 들어가 나진(나선특별시)에서 1g 단위로 포장된 조선곰열 상품 600개를 개당 8위안(약 1130원)을 주고 사들인 뒤 이 중 500개를 중국 현지 중개업자들에게 팔았다. 남은 100개를 작년 8월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가짜 웅담을 한국에서도 유통했다. 이씨는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모바일메신저 '위챗'에서 홍보 활동을 벌여 지난해 9∼10월 한국인 임씨 등에게 밀수한 상품 중 총 50개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판매한 조선곰열 포장지에는 북한산(MADE IN DPR KOREA)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실제 웅담이 아니라 돼지쓸개가 섞인 가짜였다. 북한은 이 가짜 웅담인 조선곰열을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압수한 조선곰열의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웅담 고유 성분인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이 전혀 없는 돼지 쓸개로 확인됐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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