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대기업 채용…취업자 6년 만에 최대 감소

대기업 취업자 수가 지난달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혼란으로 대다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루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6000명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 상황이 최악 수준이던 지난 2010년 9월 6만명이 줄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달 15만명 내외로 늘어나던 대기업의 취업자 수는 7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증가폭이 3만7000명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에는 1만4000명 감소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감소폭이 3배로 확대됐다.
통계청은 "대기업의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조선·해운 구조조정 영향에 따른 제조업 불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6만명이 감소하면서 2009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상당수 대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인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올해 10대 그룹 중 SK그룹만 지난해보다 100명 늘어난 82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나머지는 채용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대기업의 신규 채용 인원은 3만명에 불과했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8.8%나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