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다음날 열린 7차 촛불집회에 서울에서 70만 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이들은 청와대 코앞에서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을 비판하고 광화문 광장에선 축제분위기의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기준 광화문에만 70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고 밝혔다.
지난주 서울 170만 명(전국 232만 명 추산)에 비하면 적은 숫자다. 그러나 바로 전날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점과 영하의 추운 날씨, 7주나 이어진 촛불집회의 피로 등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규모다.
사회자는 “탄핵이 되자 보수언론에선 촛불을 끄고 헌재에도 맡겨두자고 하는데 그럴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시민들은 “아니요”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오후 7시에는 과거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1분간 소등행사를 실시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뜻의 행사다.
광화문 광장 인근 상가 역시 일제히 불을 끄면서 행사에 동참한 모습이다. 시민들이 촛불을 끈 1분 동안 고 김관홍 잠수사,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자인 19살 청년, 송파 세 모녀 등 박근혜 정부 아래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름이 호명됐다.
인기가수 이은미씨는 이어 문화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함께 '애국가'를 무반주로 열창했고 청중들은 열광했다. 이씨는 “어제 시민혁명의 첫발을 내딛었다. 여러분 모두가 이뤄낸 기적같은 일이다. 대한민국에 진정한 영웅들은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고 계시는 여러분이다”고 말했다. 이은미는 ‘가슴이 뛴다’ ‘비밀은 없어’를 부르며 집회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뜻을 모았다.
청와대 100m 앞에 있는 효자치안센터 앞에 모인 시민들은 고깔모자를 쓰고 징, 장구, 꽹과리를 치는 등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축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황교안도 공범이다. 직무대행 물러가라” “친일독재 역사교과서 철폐하라”고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연규욱 기자 /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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