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제’ 최순실 씨의 둘째 언니 최순득 씨가 유명 연예인이나 경찰 고위 간부 부인 등과 수시로 골프를 쳤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최씨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어 선곡을 지시하는 등 방송가에도 최씨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최순득 씨의 집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A씨의 증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자신의 업무에 대해 “심부름을 하러 다녔고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를 태워 승마도 일주일에 두어 번 갔다. 최태민 묘에서 벌초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씨는 일주일에 세 번씩 지인들과 골프도 쳤다. 이름만 대면 아는 사람들”이라며 “(골프 멤버에는) 탤런트들이 있었다. 매일 골프를 하고 놀러 다니는 것이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로 친하게 지낸 것은 부부사이인 L과 S, N과 K 등이 있었다”고 구체적인 연예인들의 이름도 언급했다. 그는 또 “골프 멤버에는 전 지방경찰청장이었던 B씨의 부인도 있었다”며 “B씨의 부속실에 봉투를 갖다 주라는 심부름도 몇 번 갔었다. 서류봉투 같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른다”고 말했다.
A씨는 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방송인 C씨가 진행하는 모 방송사의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을 지목하고 “(최씨가 라디오를 진행하는 연예인에게) 전화를 해서 ‘뭐 좀 틀어라’하면 그 노래를 실제로 틀더라. 전화를 하면 (그 연예인이) 전화를 받더라”라고 했다.
최씨의 재산수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최씨의 차종은 벤츠였고, 남편인 장석칠씨의 차종은 BMW였다”며 “돈이 많았다. 딸 유진이(장시호 씨)도 말이 세마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도 있고, 10층 정도 하는 빌딩도 있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1000억대는 될 것”이라며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대로, 육영수 여사가 돌아가시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을 해서 돈을 긁어서 가져갔다는 것이 95%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는 1997년부터 1년간 최씨 집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순득 씨를 26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본 관계자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몇 가지 간략하게 확인하기 위해 조사했다”고만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2006년 5월 괴한에게 ‘커터칼 피습’을 당했을 때 일주일간 간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득 씨는 ‘대리 처방’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은 2011~2014년 차움병원에서 근무할 때 최순실·순득 씨 이름으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처방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진료기록 29건에서 ‘청’ ‘안가’ ‘VIP’ 등 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문구를 발견하고, 김 전 원장과 차움병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원장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 대통령 자문의를 지냈다.
[김효성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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