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의 본 집회에 1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26일 오후들어 눈·비가 그치기 시작하면서 오후 6시부터 시작한 본집회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주최 측은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계속해서 몰려들고 있다”며 “비도 그친 상황에서 현재 오후 7시 현재 100만명은 충분히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경찰은 25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는 집회에 200만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도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파도타기’가 등장했다. 가수 안치환씨도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히트곡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개사해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라고 불렀다. 본집회에 앞서 서울 도심 곳곳에는 사전집회와 행진에 참석하기 위한 시민들이 몰렸다. 오후에 서울에 첫눈이 내리는 등 궂은 날씨에도 우의를 입고 참석한 시민들도 보였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모인 시민들은 “박근혜가 싫어하던 그 노래를 부릅시다”라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한 시민은 횃불을 들고 행진에 참가했다. 풍물패도 동참해 시민들의 행진에 힘을 북돋웠다.
오후 7시부터 민주노총 측이 광화문에서 마이크를 잡고 “정부의 노동개혁을 저지하자” 등 구호를 외쳤지만 일반 시민들 호응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집회 참여한 시민 고모씨(38)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기 위해 나왔지만 민노총이나 특정 단체들의 이해가 관련된 이슈는 잘 모르겠다”며 “큰 관심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차벽에 저항하는 의미의 ‘꽃 스티커’도 지난주 집회에 이어 이날 집회에도 등장했다. 광화문 인근 경찰 차벽에는 꽃무늬의 스티커가 경찰 차벽에 붙었다. 서울 종로 종각 역 6번 출구앞에는 ‘털모자’를 나눠주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가족단위로 집회에 나온 사람들 중 어린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털모자를 나눠주는 것이다. 박규남(56·무직)씨는 “아이들을 위한 거니 아이들만 가져가셔야 한다”며 “나라를 위한 일이라 생각해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박씨가 가져온 털모자는 350개 였고 전부 자비로 준비 했다.
한편, 집회 와중에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을 잃어버린 엄마도 발생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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