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인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가 최근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들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라는 글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공유되고 있는 이 편지에 따르면 페도렌코 교수는 지난달 5일 오후 9시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안에서 한 한국인 남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남학생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뜬 영어단어 ‘coincidence’를 가리키며 교수에게 어떻게 발음하는 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페도렌코 교수는 날이 어둡고 주변에 사람이 없어 거절했지만 남학생은 계속 가르쳐달라고 고집했다.
교수는 “갑자기 다가와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했지만,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한국어 욕을 하며 교수의 주변을 맴돌았다.
이에 대해 교수는 “나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꼈고 대단히 위험했다고 느꼈다. 나를 찾아와 보복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며 “학생의 행동이 인종적 편견에서 비롯됐으며 성차별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여성은 쉽게 대화에 응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말을 건네왔고 이에 응하지 않자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교수는 공개서신을 쓴 데에 대해 “학생의 행동이 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인지를 가르치는 게 서울대 교수로서 내가 가진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페도렌코 교수는 서양인 인류학자로는 최초로 작년 가을부터 서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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