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역사시간. 조선왕조와 성이 같거나 귀족 가문 족보를 가진 친구들이 으스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족보는 진짜가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족보’일 가능성이 높다.
23일 역사학계에 따르면 국내 남아있는 족보 중 10% 정도만이 ‘진짜’다. 명확하게 수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가 매관매직 등으로 ‘만들어진 족보’라는 게 학계 정설이다.
현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성을 갖고 있지만, 신라시대만 해도 성을 쓰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역사 속 박혁거세나 김알지 같은 왕족 역시 혁거세와 알지로 불리다 후손들이 나중에 성을 붙였다.
고려시대에 들어서는 중국의 성씨를 모방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귀화한 중국인의 경우 고려식으로 새 성을 받기도 했다.
고려시대 귀족들 중에는 성이 없는 경우가 많아 포상 형식으로 성을 하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호족들을 포섭하기 위해 직접 왕씨 성을 주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있는 성이 과거에는 지배계층의 ‘특권’이었던 셈이다.
평민의 경우 ‘서울의 돌쇠’처럼 이름 앞에 자신의 거주지를 드러내는 식으로 성을 만들기도 했다. 이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족보에 들어가는 지금의 성씨와는 개념이 달랐다.
성씨 사용이 본격화된 것은 조선시대에 들어서다. 조선시대 초, 성을 가진 사람은 전체 인구 중 10%에 불과했지만 이후 광해군이 재정확보를 위해 돈을 내고 벼슬을 사는 ‘공명첩’을 실시하면서 성을 가진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몰락한 양반에게 돈을 주고 족보를 사는 ‘매관매직’이 성행하면서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양반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5년 우리나라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성씨 본관은 3만6744개다. 상위 20대 성씨의 본관별 인구를 보면 김해 김(金)씨 445만7000명(9.0%), 밀양 박(朴)씨 6.2%, 전주 이(李)씨 5.3%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