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제 3차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행을 두고 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 한때 날선 대치가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이 의경 방패를 빼앗고 일부 시민들은 탈진하기도 했다. 현재는 주변 시민들 만류로 대치를 끝내고 물러서는 중이다.
12일 밤 8시경 경복궁 반대 측인 국립중앙민속박물관 인근 차벽에는 50대로 추정되는 남성 집회 참가자 한명이 경찰 차벽에 올라가 청와대 행을 요구하다가 다른 참가자들의 요구로 내려왔다. 다른 참가자들이 “다친다. 평화시위를 해야 하니 내려오라”고 말리자 이 남성은 “이 차 빼면 내려가겠다며 10여분간 버티다 결국 내려왔다.
경북궁역 네거리 앞에서 일부 시민들이 “길을 터라” 요구하며 의경의 방패를 빼앗고 이 과정에서 대열이 잠시 무너졌다. 한때 경찰 방어선이 수십미터 앞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30 대 남자는 탈진으로 쓰러져 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곳에서 떨어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도 구호를 외치던 20대 남성이 마찬가지로 탈진으로 졸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과격발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복경찰이 아니냐”며 때아닌 사복경찰 색출 작업이 일어나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러나 다른 주변 시민들이 “그만하라. 폭력은 안된다”며 만류해 심각한 충돌상황은 피했다.
밤 8시50분 경부터 경복궁네거리에서 자진철수를 시작했으나 뒤편에 있는 다른 시민들이 다시 경복궁으로 올라오는 등 혼잡한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는 중이다. 선두의 집회 참가자들은 차벽 앞에 앉아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차벽 돌파를 시도하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은 벌어지고 있지 않다. 행진 금지가 통고된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는 차벽을 우회한 시위대 1500여명이 연좌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의 제지로 흩어지기도 했다.
경복궁역 지하철 역은 1개 입구를 빼고 현재 폐쇄된 상황이고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들은 혼잡을 빚고 있는 서울시청역과 광화문역을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치면서 운행 중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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