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수용소 가족 보호를” 탈북자들 청구 각하

탈북자들이 북한수용소에 불법으로 갇혀 있는 가족들을 구제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북한에 수용된 이들의 인신보호 청구와 관련된 첫 법원 판단이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정재우 판사는 탈북자인 A씨 등 2명이 북한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 수용된 가족들을 대상으로 낸 인신보호 청구를 각하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는 이 사건을 심리할 관할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인신보호법 제4조는 ‘인신구제 청구를 심리하는 재판 관할권은 피수용자나 수용시설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또는 지원에 있다’고 규정한다.
정 판사는 또 “인신보호법은 수용이 불법인지 판단하기 위해 관계인을 소환하도록 하고 있는데 북한에 있는 피수용자에 대해서는 이 같은 재판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석방을 명령하더라도 강제할 수단이 없어서 재판 집행도 어렵다”고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을 계속 진행하고 본안을 심리할 실익이 없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가족들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7국에 의해 함경남도 요덕수용소에 위법하게 갇혀 있으니, 수용을 즉시 해제하도록 명령해달라”고 인신보호를 신청했다.
한편 정 판사는 일본인 B씨가 1959부터 1984년까지 강제 북송된 재일동포와 일본인 9만3340명,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낸 인신보호 청구도 각하했다. 정 판사는 “B씨가 인신보호법에서 정한 법정대리인, 배우자, 형제자매 등 인신구제 청구 자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