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같아 강간범 될뻔한 40대男…"동명이인이라고!"
지난달 5일, 사업차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입국한 A(45·부산 남구)씨는 입국 과정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됐습니다.
강간 미수범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A씨와 똑같은 이름의 한국 남성이 2015년 10월 필리핀에서 현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고소돼 A씨의 이름이 수배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공항 경찰에 인계됐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A씨는 다음 날 12만 페소(약 3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지만, 경찰은 사건을 법원에 인계해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강간 미수범이 결코 아니라고 말했지만, 판사는 진술만으로 안 된다며 일주일 내에 증거자료를 제출하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날에 한국에 있었다는 출입국 기록을 필리핀 대사관과 필리핀 이민국에서 각각 받아 일주일 뒤 재판에서 제출했습니다.
A씨의 국선 변호사는 진범 A씨가 필리핀 법원에서 강간미수 혐의로 이미 조사를 받은 뒤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올해 8월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연행된 A씨와는 생년월일이 다른 점을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 달(10월) 11일 다시 법정에 출두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꼼짝없이 한 달여를 필리핀에 있어야 할 처지에 놓인 A씨는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법무법인과 계약한 A씨는 재판 날짜를 9월 26일로 앞당겨달라고 요구하고, 강간미수 피해자를 직접 데려오면 풀어주기로 법원 측과 합의했습니다.
이번에는 피해 여성을 찾아 법정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A씨는 피해 여성의 고소 서류에 나온 주소로 찾아갔으나 여성은 이사한 상태였습니다.
A씨는 여성을 찾을 수 없다며 재판무효소송까지 신청했으나 필리핀 법원과 검찰은 고소인인 피해 여성이 직접 증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법원을 다시 찾은 A씨는 담당 판사 보조 직원에게서 15만 페소(약 700만원)를 내고 재판일보다 일찍 피해 여성을 데려오면 재판을 종결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A씨는 피해 여성을 재판일보다 일찍 찾지 못했고, 따라서 돈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의 행방을 찾아 헤매던 김씨는 진범 A씨의 필리핀인 운전기사를 운좋게 찾아내 같이 일했던 피해 여성의 거처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우여곡절 끝에 만난 여성에게 법정 출두를 부탁하니, 이 여성은 대가로 10만 페소(약 250만원)를 요구하며 변호사와 상의한 뒤 출석 여부를 알려주기로 했지만 재판일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재판일은 이달 3일로 다시 연기됐습니다.
뒤늦게 법정 출두 의사를 밝힌 피해 여성이 재판에 출석해 A씨가 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언한 뒤 비로소 A씨는 강간미수 혐의를 벗을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사흘 뒤 도망치듯 필리핀을 빠져나오면서도 출국 이민국에 붙잡혔고 재판 판결 자료를 제출하고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A씨는 필리핀에서의 악몽 같은 한 달 동안 일은 거의 하지 못했고 변호사비 등으로 1천500만원 상당을 썼습니다.
A씨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고소사건에서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엉뚱한 사람을 붙잡아놓고 한 달 동안이나 억류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A씨는 이번 일로 필리핀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손해배상 소송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필리핀 한국 대사관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피고소인이 아니라는 확인서를 보내기는 했지만, 해외에서 국민이 억울하게 피해를 당했는데도 필리핀 법무부에 공식 항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고 A씨는 전했습니다.
강간미수 사건으로 고소된 진범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한국에 입국했다가 현재 외국환관리법 위반과 해외 도박 혐의로 붙잡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지난달 5일, 사업차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입국한 A(45·부산 남구)씨는 입국 과정에서 출입국관리소 직원에게 영문도 모른 채 연행됐습니다.
강간 미수범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A씨와 똑같은 이름의 한국 남성이 2015년 10월 필리핀에서 현지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고소돼 A씨의 이름이 수배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동명이인일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공항 경찰에 인계됐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A씨는 다음 날 12만 페소(약 3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지만, 경찰은 사건을 법원에 인계해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강간 미수범이 결코 아니라고 말했지만, 판사는 진술만으로 안 된다며 일주일 내에 증거자료를 제출하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한 날에 한국에 있었다는 출입국 기록을 필리핀 대사관과 필리핀 이민국에서 각각 받아 일주일 뒤 재판에서 제출했습니다.
A씨의 국선 변호사는 진범 A씨가 필리핀 법원에서 강간미수 혐의로 이미 조사를 받은 뒤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올해 8월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연행된 A씨와는 생년월일이 다른 점을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다음 달(10월) 11일 다시 법정에 출두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꼼짝없이 한 달여를 필리핀에 있어야 할 처지에 놓인 A씨는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법무법인과 계약한 A씨는 재판 날짜를 9월 26일로 앞당겨달라고 요구하고, 강간미수 피해자를 직접 데려오면 풀어주기로 법원 측과 합의했습니다.
이번에는 피해 여성을 찾아 법정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A씨는 피해 여성의 고소 서류에 나온 주소로 찾아갔으나 여성은 이사한 상태였습니다.
A씨는 여성을 찾을 수 없다며 재판무효소송까지 신청했으나 필리핀 법원과 검찰은 고소인인 피해 여성이 직접 증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법원을 다시 찾은 A씨는 담당 판사 보조 직원에게서 15만 페소(약 700만원)를 내고 재판일보다 일찍 피해 여성을 데려오면 재판을 종결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A씨는 피해 여성을 재판일보다 일찍 찾지 못했고, 따라서 돈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의 행방을 찾아 헤매던 김씨는 진범 A씨의 필리핀인 운전기사를 운좋게 찾아내 같이 일했던 피해 여성의 거처를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우여곡절 끝에 만난 여성에게 법정 출두를 부탁하니, 이 여성은 대가로 10만 페소(약 250만원)를 요구하며 변호사와 상의한 뒤 출석 여부를 알려주기로 했지만 재판일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재판일은 이달 3일로 다시 연기됐습니다.
뒤늦게 법정 출두 의사를 밝힌 피해 여성이 재판에 출석해 A씨가 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언한 뒤 비로소 A씨는 강간미수 혐의를 벗을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사흘 뒤 도망치듯 필리핀을 빠져나오면서도 출국 이민국에 붙잡혔고 재판 판결 자료를 제출하고서야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A씨는 필리핀에서의 악몽 같은 한 달 동안 일은 거의 하지 못했고 변호사비 등으로 1천500만원 상당을 썼습니다.
A씨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고소사건에서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엉뚱한 사람을 붙잡아놓고 한 달 동안이나 억류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A씨는 이번 일로 필리핀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손해배상 소송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필리핀 한국 대사관은 재판 과정에서 A씨가 피고소인이 아니라는 확인서를 보내기는 했지만, 해외에서 국민이 억울하게 피해를 당했는데도 필리핀 법무부에 공식 항의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고 A씨는 전했습니다.
강간미수 사건으로 고소된 진범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한국에 입국했다가 현재 외국환관리법 위반과 해외 도박 혐의로 붙잡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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