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금 게임'하는 초등생들…경찰·PC방 주인 '속앓이'

【 앵커멘트 】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른바 '신고놀이'가 유행한다고 합니다.
PC방에서 15세 미만은 할 수 없는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을 경찰에 신고하는 건데요.
경찰도, PC방 점주들도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안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PC방에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15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을 초등학생들이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겁니다.

"너네 못하는 게임 아니야? 누구 허락받고 들어갔어?"

이들 초등학생이 하던 건 팀을 구성해 상대팀을 무기로 죽이는 게임입니다.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다소 폭력적이어서 초등학생들은 할 수 없게 돼 있는데요.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을 신고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해당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이를 따라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해야 하는 경찰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다른 중요한 신고들도 많은데 단순히 게임을 하는데 자리가 없고, 초등학생들이 시끄럽고 이런 이유로 (시작돼서) 이게 인증하는 것처럼 번지니까…."

PC방 주인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이 출동해 단속되면 업주들은 영업정지나 벌금 등의 처분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감시하며 게임에 접속하는 걸 막기도 어려워, 안내문을 붙이거나 아예 초등생 출입을 막는 PC방도 생겼습니다.

▶ 인터뷰 : 임수택 / PC방 운영
- "하루에 두세 번도 온 적이 있습니다. 매출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얼굴만 보고) 정확하게 나이를 알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아니라고 하면 저희가 증명할 방법이 없어요."

아이들 대부분이 부모 주민등록번호를 몰래 빼내 게임을 하는 만큼 가정에서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