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업무 강도에 수면장애를 겪는 것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대한간호협회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 무너지는 환자 안전’을 주제로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간호협회에 따르면 한 해에 병원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10명 중 2명꼴로 의료기관의 의력부족을 야기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 역시 간호사의 병원 이탈 현상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원인이 되는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권혜진 중앙대 간호학과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간호사에 대한 수요는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의료종사자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간호사의 업무에 대한 걱정과 좌절, 지겨움, 힘듦 등의 감정이 다른 직업군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주 2회 이상 잠들지 못한다는 간호사도 10명 중 4명꼴로, 대체로 수면상태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반말이나 크게 소리를 지르고 인격을 모독하는 말 등으로 언어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간호사도 90.6%에 달한다는 게 권 교수의 설명이다.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력투자가 필요한데 간호관리료 등의 제도는 의료기관이 간호사를 고용해야 하는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곽월희 대한간호협회 이사는 “간호사 고용에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간호관리료는 전체 건강보험 수가의 3%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이사는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입원환자 2.5명 당 간호사 1명(간호사 1명당 환자 13명 추산)을 둬야 한다는 인력규정이 있지만 대다수의 병원이 지키지 않고 있다”며 “간호사 1명 당 환자 5~7명을 돌보는 미국, 일본 등의 수준으로 인력기준을 개선하고 이를 모든 의료기관이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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