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의 지진 진동이 수도권 특정 지역의 토양층에서 증폭되면서 수도권 주민들까지 진동을 느꼈다.”
지난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 동쪽 52㎞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은 진앙지인 경북·울산 지역 뿐 아니라 수 백㎞ 이상 떨어진 인천과 경기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제보가 쏟아질 만큼 강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진앙지가 내륙과 수 십㎞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점, 내륙 토양층에서 진동이 증폭되는 현상을 거쳐 수도권 주민들까지 지진 공포를 체험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 5.0의 지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반도 전체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큰 지진”이라며 “여기에 지진의 진동이 수도권 특정 지역의 토양층에서 증폭되면서 진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본적으로 진앙지에서 멀수록 진동이 줄어들게 되지만 일정 거리가 지나는 과정에서 특정 토양층과 만나 진동이 다시 커지는 식으로 특히 인천지역 주민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재해연구실장도 “진앙지에서 멀어질수록 고주파 부분은 감쇄가 되지만, 남아있는 저주파는 상대적으로 멀리까지 이동한다”며 “이번 경우 역시 지진에 의한 저주파가 내륙지역의 부드러운 토양층과 만나면서 진동이 커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인천 송도 지역의 경우 말랑말랑한 토양 특성과 이로 인한 저주파 증폭, 그리고 진동을 더욱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고층빌딩이 많은 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진동 체감이 다른 수도권 지역보다 컸다는 평가다.
아울러 선 실장은 한편 향후 한반도에 이 같은 5.0규모 이상 지진이 추가로 발생할지 여부에 대해 “이번 지진의 원인은 땅 속 깊이 9~10㎞ 사이 주향이동단층이 움직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하면서도 “대도시 인구 밀집한 지역에서 규모 5.0의 큰 지진이 일어난 만큼 국가적인 차원에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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