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들의 피부관리법을 배우고 싶어요. 우리 청두 여성들은 피부에 민감하거든요”
지난 24~26일 대규모 방한 프로모션 ‘한국관광대전’이 열린 중국 청두(쓰촨성)의 청두음악공원. 행사 소식을 듣고 25일 이곳을 찾아온 왕시아오위(35·여)는 한국 화장품 업체인 L&K KOREA가 마련한 홍보 부스 앞에서 한국인 직원에게 피부관리를 상담받고 있었다. 부스 테이블에 진열돼있던 파운데이션을 연신 얼굴에 찍어 바르던 왕씨는 “한국 여성들에게는 지성미가 묻어나온다”며 한국여성들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바로 옆 자리에 자리잡은 의료업체 동방메디컬 홍보 부스. 이곳에는 중국 여성들이 줄을 서가며 한국 의료관광 가격대를 상담받고 있었다. 그중 한명이었던 루징위안(25·여)씨는 “청두 여성들은 뷰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한국 여성들의 피부관리가 워낙 유명해 이번 행사에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美)’에 대한 욕구. 한국관광공사가 중국에서는 베이징(2014년)에 이어 다른 대도시가 아닌 이곳 청두에서 한국관광대전을 연 이유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곡식과 자원이 풍부해 고대시절부터 ‘천부지국(하늘이 내린 곳간)’이라 불려온 청두의 시민들은 다른 중국 대도시에 비해 여유로운 생활습관이 전해져 내려왔다. 현지 가이드는 “저축보다는 여유롭게 소비를 즐기는 게 이곳 사람들”이라며 “특히 여성들은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워낙 여유롭게 즐기는 삶을 살다보니 자연스레 외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한국관광공사 청두지사 관계자 역시 “이곳 젊은이들이 새벽 3~4시까지 술을 마시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며 “이는 베이징 상해 등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방한 관광시장에서 청두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는 또 있다. 청두는 시진핑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인 ‘서부대개발’과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의 주요 거점도시다. 중국 도시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9번째에 머물러 있지만 성장률 만큼은 8%로 국가 전체(6.9%)를 웃돌고 있다. 인구 역시 1400만으로 중국 4대 시장 중 하나다. 가뜩이나 소비친화적인 이들의 주머니가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청두를 비롯한 중국 서남지역에서는 소득수준 향상과 한류열풍에 매료돼 지난해 약 30만명의 지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는 메르스로 인해 외래관광시장이 얼어붙었음에도 전년대비 30% 증가한 수치였다.
24일 개막식에 참석한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한국의 독특한 전통문화와 세련된 현대문화, 그리고 따뜻한 한국인의 정을 느껴주시길 바란다”며 1000여명의 청두시민들 앞에서 한국 방문을 주문했다. 이에 중국 정부 대표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쑹민 쓰촨성 여유(관광)발전위원회 부주임은 “쓰촨성과 청두시 사람들은 한국의 의료와 미용, 쇼핑 등 최신 트렌드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한국 관광 홍보대사들을 환영했다.
업체 종류별로 K-Style(뷰티·의류), K-Wave(공연·체험), K-Place(여행사), K-Food(음식) 등 65개 홍보 부스로 구성된 한국관광대전에는 사흘간 약 5000명의 지역 주민들이 방문하며 한류와 한국관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화장품 업체들의 홍보부스와 더불어 한복체험, 김치조리 및 시식, 떡볶이 시식 홍보 부스 등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앞서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중국내 7번째 지사를 개소하기도 했다. 우한지사는 앞으로 청두지사와 더불어 중국 내륙지역의 방한 관광수요 창출에 나서게 된다.
[청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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