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모(34)씨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오전 9시부터 김씨와 함께 사건 현장인 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범행 장면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했다.
김씨는 오전 8시55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할 말이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희생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감정이 없고 어찌됐든 희생해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심경을 묻는 말에는 “뭐, 담담하다. 차분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개인적인 원한이 없는데 왜 피해자를 죽였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과정에서 형사님들에게 충분히 말씀드렸고, 동기와 이유 등에 대해 차후 조사 과정에서 말하겠다”고 말한 뒤 현장 검증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19일 경찰서를 나서 법원으로 향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운동복 차림이었다.
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이전과 달리 김씨는 이날 취재진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눈을 마주치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질문에 대답했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일찌감치 건물 앞에 설치된 폴리스 라인 너머로 취재진 수십여명이 몰려들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현장검증에는 강력팀과 과학수사팀 형사 등 경찰 10명가량이 참석했다. 김씨는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을 흉기로 수차례 찌르는 장면을 태연히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로 2008년 이후 병원에 6차례 입원한 전력이 있는 김씨가 여성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살인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26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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