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로봇 연구팀이 소프트 로봇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대 공대는 조규진 기계항공공학부 교수(43) 연구팀이 지난 4월 30일 이탈리아 르보르노에서 개최된 제 1회 ‘로보소프트 그랜드 챌린지(RoboSoft Grand Challenge)’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린 대회는 EU가 주관한 ‘소프트 로보틱스 위크 2016’ 행사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의 소프트로보틱스 경진대회로 EU 공동연구 프로젝트 그룹 ‘로보소프트(RoboSoft)’가 주관하고, 소프트 로보틱스 저널(Soft Robotics Journal)과 프론티어즈 인 로보틱스 앤 AI 저널(Frontiers in Robotics and AI Journal)이 공동으로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브리스톨대, 이탈리아 과학기술원(IIT), 미국 터프츠대와 콜로라도대, 싱가포르 난양공대 등 8개국 12개 기관에서 총 23개 팀이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 교수팀이 아르마딜로를 본따 만든 ‘스누맥스(SNUMAX)’와 달팽이처럼 더듬이가 늘어나는 ‘S.I.R.(Snail Inspired Robot)’ 등 두 대의 로봇을 들고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장애물 피하기와 계단 오르기, 물체 집기 등 6개의 미션에서 서울대 이니셜과 영화 ‘매드맥스’에서 이름을 딴 바퀴형 로봇 스누맥스는 참여 로봇 중 유일하게 모든 미션에 성공했다.
연구팀 소속 이준영 연구원은 “대회 전날 리허설을 하다 바퀴의 주요 부품이 망가지는 등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좋은 결과를 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우승팀을 이끈 조 교수는 “종이접기 원리를 응용해 공압을 사용하지 않고도 바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창의성을 인정받았다”면서 “소프트 로보틱스라는 신생 분야의 연구 동향과 우리 실력을 파악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말했다.
소프트 로봇은 기존의 딱딱한 금속성 하드웨어 로봇에서 탈피해 뱀이나 문어와 같은 부드러운 생명체의 구조와 형태, 메커니즘을 본따 만들거나 폴리머처럼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로봇을 말한다. 바닷속이나 산길처럼 실험실 밖의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웨어러블부터 재난구조까지 활용도가 높다
조 교수는 세계 소프트 로봇계에서 주목 받는 젊은 연구자로 2014년 소프트로봇과 생체모사로봇 설계 분야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로봇학회 젊은연구자상(IEEE RAS Early Career)’을 받았다. 2015년에는 서울대 공대 역사상 최초로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소금쟁이’ 로봇을 개발하기도 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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