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해 옥시가 5년 만에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가운데, 피해자 가족들은 ‘수사 면피용’이 아닌 진정한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옥시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 연대는 “지금까지 옥시는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해왔다”며 “그들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적극적인 사과와 보상 입장을 밝혔다”고 질타했다.
유가족 연대는 이어 “옥시는 수백 명을 죽여놓고도 법인 해산 후 사명을 2번씩이나 바꾸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며 옥시의 자진 철수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유가족 연대는 “피해자를 직접 만나 ‘명백한 옥시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일각에서는 옥시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옥시 측이 유해성 인지 여부와 실험 결과 조작 의혹, 본사의 연루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프달 대표는 본사의 승인 없이 RB 코리아가 독자적으로 제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항상 제품을 제조할 때 세계적인 품질 기준을 준수한다”며 관련 답을 피한 채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다.
또한 유해성 연구결과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 밝혀질 경우 시정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고, 유해성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유해성이 있었는지는 저희도 알고 싶다. 알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기자회견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서는 “완벽하고 포괄적인 보상안 마련을 위해 때를 기다리느라 이 같은 시점에 사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옥시는 이번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독립 기구를 만들어 100억 원의 인도적 기금으로 피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옥시가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업체임을 고려할 때 100억 원의 인도적 기금은 피해 보상에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식적인 기자회견이 끝난 후 피해자 가족 10여 명은 옥시 사프달 대표와 따로 면담 시간을 가졌다.
유가족 연대는 옥시 샤프달 대표를 만나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는 대신 피해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사과하고, 기존에 법원 조정을 거쳐 합의한 가족에 대해서도 다시 보상금을 산정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옥시 측은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이민지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