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 50분께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신원영(7)군이 끔찍하게 살해된 빌라 안.
끔찍한 학대로 원영이를 숨지게 한 계모 김모(38)씨는 욕실 안에 있던 원영이를 폭행하고 학대하던 장면을 “이렇게 때렸어요. 이렇게 했더니 넘어졌어요”라고 설명해가며 무덤덤하게 재연했다.
그러면서도 원영군이 폭행을 피하려다 넘어지면서 변기에 이마를 부딪쳐 다치는 장면에선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른척 하기도 했다.
김씨는 앞서 현장검증을 위해 호송 차량에 오르기 전에도 “왜 욕실에 가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듣지 않아 가뒀다”고 답변했다.
또 ‘죽을 줄 알았느냐’는 물음에 “몰랐다”, ‘누가 먼저 거짓말 하자고 했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부인해 여전히 반성하는 모습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친부 신모(38)씨는 “학대를 알고도 왜 방치했느냐”고 묻자 “원영이한테 미안하다”고 답했다.
신씨는 이어 ‘죄책감은 들지 않느냐’, ‘하고 싶은 말은 없느냐’고 질문이 이어지자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신씨도 욕실 앞에서 원영군이 학대당하는 것을 방관하던 장면을 재연했다. 자신이 화장실에 들어가면 아이가 욕실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벽을 보고 서 있는 모습을 설명했다.
또 둘은 함께 시신을 이불에 둘둘 말아 베란다에 방치해뒀다가 야산에 암매장하기 위해 옮겨가는 장면도 재연했다.
오후 4시께 평택시 청북면 야산으로 옮겨 진행된 현장검증에서는 상자에 담아온 원영군의 시신을 암매장하는 모습을 태연히 되풀이했다.
이들은 삽으로 땅을 판 뒤 상자에 담아온 어린아이 크기의 마네킹을 묻었고, 신씨는 산속에서 나오는 길에 상자를 버렸던 과정까지 주저 없이 재연했다.
현장검증이 진행되는 동안 둘은 서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평택경찰서 박덕순 형사과장은 “피의자들이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범행 과정이 일치하는지 살펴봤다”며 “이들은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상황을 재연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심경의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위가 물러갔지만, 신씨는 검은색 두꺼운 점퍼와 청바지 차림에 회색 털신을 신었고, 김씨 또한 검은색 점퍼에 등산바지, 등산화로 무장한 상태였다.
두 사람 모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으나 자백 이후 계속된 경찰조사에 지친 듯 수척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편 경찰은 지난 9일 계모 김씨와 친부 신씨를 각각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계모 김씨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3개월간 원영이를 욕실 안에 가둬놓고 무참히 폭행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부 신씨는 김씨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아동학대로 처벌될까 우려해 만류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부부는 원영이 시신을 10일간 베란다에 방치하다 지난달 12일 밤 원영이의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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