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에서 발생한 ‘청송 농약소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본격 수사에 돌입했지만 증거물 확보와 탐문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지방경찰청과 청송경찰서는 수사본부를 꾸리고 증거물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수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농약 소주에 대한 지문 감식 결과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마을회관 주변에도 폐쇄회로(CC)TV가 없어 초동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마을주변 CCTV는 마을에서 1km 떨어진 곳에 있는 방범용 CCTV가 유일하고 녹화 분량도 많아 차량 분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또 주민 간 다툼이나 원한 관계 등에 대해 탐문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불안감에 사로잡힌 주민들이 진술을 꺼리고 있어 진술 확보도 쉽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사건 당시 마을회관 냉장고에 보관된 소주 37병 가운데 한 병에서 농약 성분인 메소밀이 든 소주가 있었던 만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계획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마을 52가구 가운데 40여가구를 수색해 같은 농약을 보관하던 집 3곳 가량을 찾았지만 사건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경찰은 초동 수사 과정에서 별다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사건 해결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도 사건 발생 초기 지문 감식에 실패하고 마을회관 주변 CCTV가 없어 용의자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농약소주 사건도 상주 사건처럼 한적한 농촌마을이라는 범행 장소의 공통점과 범행 수법 등이 비슷해 결정적인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 “마을회관에 대한 정밀 감식을 계속 진행 중이고 마을 주변 등을 정밀수색 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9시 40분께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는 주민 박씨와 허모(68)씨가 소주를 마시다가 쓰러져 박씨는 숨지고 허씨는 중태에 빠졌다.
[청송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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