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줄지어 달리며 ‘레이싱’을 하고 난폭운전 끝에 사고를 낸 외제차 동호회원들이 검거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등 위반 혐의로 김모씨(31·여)등 인터넷 커뮤니티 ‘BMW매니아’와 ‘아우디매니아’ 회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달 7일 오후 10시 외제차를 타고 서울 강서구의 한 주차장을 출발해 올림픽대로,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최고 시속 250㎞로 달리며 속도위반을 하고 난폭운전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우디 R8, 재규어, BMW 6시리즈, 벤츠 C 클래스 등을 운행하며 다른 차량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일렬을 유지한 채 달리거나 차선을 넘나들며 ‘칼치기’를 했다. 또 일정 지점까지 시속 60∼80㎞로 달리다 미리 정해 둔 구간에서 최고 속도를 내 승자를 가리는 ‘롤링 레이싱’을 벌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모씨(22)는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진입하고서 약 30㎞ 지점에서 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유모씨(50·여) 가족 4명이 탄 승용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그는 이 사고를 난폭운전과 관계 없는 것처럼 꾸며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나머지 회원들은 사고가 났는데도 목적지인 영종도 해안가 도로까지 달려가 코너를 돌 때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드리프트’ 기술을 시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레이싱 중에 사고를 내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으며 지난달부터 처벌 규정이 신설돼 칼치기 등 난폭운전을 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