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차별받았다" 계모 찌른 40대…처벌은?

【 앵커멘트 】
60대 새어머니를 흉기로 찌른 40대 아들에게 법원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너그러운 판결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월, 45살 김 모 씨는 65살 새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배에 큰 상처를 입힙니다.

김 씨는 술에 취해 있었고, 새어머니의 생활비 독촉에 분을 참지 못했습니다.

이 일로 김 씨는 1심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습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번 범죄가 개인의 인성보다는 가족과 사회에 대한 부적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겁니다.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일 정도로 팍팍했던 김 씨의 삶은 무엇이었을까.

김 씨의 아버지와 친어머니는 동성동본이란 이유로 김 씨가 태어나자마자 이혼했습니다.

새어머니와는 3살 때부터 살았지만, 김 씨의 눈에 그는 친자식만 예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우울한 생각은 일탈을 낳았고, 10대부터 이미 감옥과 경찰서를 들락거렸습니다.

40대 중반인 그에게 남은 건 가난과 처의 가출, 악화된 건강이었고, 생활비를 내놓으라는 새어머니의 독촉은 이성을 마비시켰습니다.

재판부는 알코올 의존증인 김 씨를 치료해 주면서 가족과 관계를 회복할 것을 권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