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 '100년 만에 새로운 모습' 탄생…'6층까지 부분 복원'
국내 현존하는 탑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가장 큰 익산 미륵사 석탑이 10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문화재청과 전북도는 16일 오후 1시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현장에서 최종덕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과 전 조계총 총무원장 월주 스님,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을 거행했습니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경 창건돼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 석탑 중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의 석탑이 있던 터로 지난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미륵사는 무왕이 부인과 함께 인근 절에 가는 길에 큰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하자 왕비의 청으로 이곳에 탑, 금당(부처를 모신 건물), 회랑을 세웠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집니다.
미륵사는 3개의 사찰을 한곳에 세운 삼원병립식(三院竝立式) 가람 배치로 우리나라의 다른 절터나 중국, 일본에도 유례가 없는 특이한 형태로, 각 원에는 탑이 있는데 중원에는 목탑, 서원에는 서탑, 동원에는 동탑을 세웠습니다.
이중 목탑은 현존하지 않고 동탑과 서탑이 남아있는데, 동탑은 1992년에 9층 규모로 화강암 등으로 부실 복원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서원에 있는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11호)은 현재 보수 복원이 진행 중입니다.
이 석탑은 목탑의 축조방식을 따라 만든 석탑으로,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탑 건축 방식 및 공예기술을 잘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백제시대 사찰 건립 과정, 목탑·석탑 축조기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를 위한 해체 과정에서 '사리장엄'이 발견됐으며, 여기에서는 금동제 사리외호, 금제사리 내호, 사리봉영기 등 총 9천9천여점의 유물이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가운데 금으로 만들어진 사리봉안기는 '백제의 왕비가 재물을 바쳐 이곳에 미륵사를 세우고 사리를 봉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아 미륵사의 창건 내력을 연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륵사지 석탑은 1915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탑 보존을 위해 붕괴된 부분을 콘크리트로 보수해 유지돼 오다가 탑을 지탱하는 콘크리트의 부식과 석재 균열 등으로 붕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2002년부터 해체 및 발굴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석탑 보수정비공사가 진행 중인데 그 형태가 남아있는 '6층을 부분복원한 해체 직전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1910년의 모습인 일제강점기에 콘크리트 보수를 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또 기단부터 2층까지는 원형 형태를 되살리고 나머지는 콘크리트를 떼어낸 모습으로 되돌리되 구조적 안전성(붕괴) 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1층 석축 돌을 써서 보강합니다.
이 석탑이 원래 몇 층이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원형을 알 수 없기에 해체 직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체 때 약 1천500t의 구부재(기존의 탑 재료)를 온전히 사용할 계획인데 석탑 보수 규모의 62%에 해당하며, 나머지 신부재(새로운 탑 재료)는 인근 익산시 황등면에서 가져온 화강암을 쓸 계획입니다.
특히 원부재를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친 옛 방식, 새로운 과학적 방법 및 특허기술 등을 동원하고 부족한 부분은 화강암 소재의 신부재를 씁니다.
현재까지 1층부 조립이 완료됐고 최근에는 해체과정에서 발견된 사리의 재봉안도 이뤄졌습니다.
이런 '현상유지 보수정비'는 사라진 부분은 그냥 두고 남아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쌓아 올리며 남은 부분은 절대 훼손하지 않는 점에 원칙을 두고 이뤄집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6일 미륵사지 복원현장에서 가진 현장설명회에서 "석탑의 역사적 고증 및 연구의 한계, 학술적 근거 부족 등으로 인해 9층 원형 복원이나 6층 복원은 불가능하다"며 "6층 부분복원으로 보수정비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보수정비의 원칙으로 ▲추론에 의한 복원이 아닌 남아있던 6층까지 보수 정비해 역사성·진정성 보존 ▲원형보존을 위해 과학적 방법을 통해 훼손부재를 보강한 후 재사용 최대화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검증된 과학적 보강방법 적용 ▲조사·연구·수리과정의 정밀기록 및 자료화, 석탑 수리·보존관리 기준 정립을 정했습니다.
김덕문 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역사적 고증 없는 6층 복원이나 9층 복원을 하면 문화재 가치를 상실하고 특히 미륵사지가 유네스코의 문화재 재심사에서 해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석탑의 6층 부분 복원만이 역사성, 진정성을 보존하고 특히 원부재를 최대한 다시 사용해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석탑 원형의 실체적 근거가 부족해 고증이 어렵고 추정 복원 시 역사성이 상실될 수 있어 부분 복원이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한편 문화재연구소는 부분 복원 공정을 2017년 7월까지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국내 현존하는 탑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가장 큰 익산 미륵사 석탑이 10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문화재청과 전북도는 16일 오후 1시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 현장에서 최종덕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과 전 조계총 총무원장 월주 스님,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와 지역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을 거행했습니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경 창건돼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 석탑 중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의 석탑이 있던 터로 지난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미륵사는 무왕이 부인과 함께 인근 절에 가는 길에 큰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하자 왕비의 청으로 이곳에 탑, 금당(부처를 모신 건물), 회랑을 세웠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집니다.
미륵사는 3개의 사찰을 한곳에 세운 삼원병립식(三院竝立式) 가람 배치로 우리나라의 다른 절터나 중국, 일본에도 유례가 없는 특이한 형태로, 각 원에는 탑이 있는데 중원에는 목탑, 서원에는 서탑, 동원에는 동탑을 세웠습니다.
이중 목탑은 현존하지 않고 동탑과 서탑이 남아있는데, 동탑은 1992년에 9층 규모로 화강암 등으로 부실 복원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서원에 있는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11호)은 현재 보수 복원이 진행 중입니다.
이 석탑은 목탑의 축조방식을 따라 만든 석탑으로,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탑 건축 방식 및 공예기술을 잘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백제시대 사찰 건립 과정, 목탑·석탑 축조기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를 위한 해체 과정에서 '사리장엄'이 발견됐으며, 여기에서는 금동제 사리외호, 금제사리 내호, 사리봉영기 등 총 9천9천여점의 유물이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가운데 금으로 만들어진 사리봉안기는 '백제의 왕비가 재물을 바쳐 이곳에 미륵사를 세우고 사리를 봉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아 미륵사의 창건 내력을 연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륵사지 석탑은 1915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탑 보존을 위해 붕괴된 부분을 콘크리트로 보수해 유지돼 오다가 탑을 지탱하는 콘크리트의 부식과 석재 균열 등으로 붕괴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2002년부터 해체 및 발굴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석탑 보수정비공사가 진행 중인데 그 형태가 남아있는 '6층을 부분복원한 해체 직전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조선고적도보에 실린 1910년의 모습인 일제강점기에 콘크리트 보수를 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또 기단부터 2층까지는 원형 형태를 되살리고 나머지는 콘크리트를 떼어낸 모습으로 되돌리되 구조적 안전성(붕괴) 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1층 석축 돌을 써서 보강합니다.
이 석탑이 원래 몇 층이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원형을 알 수 없기에 해체 직전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체 때 약 1천500t의 구부재(기존의 탑 재료)를 온전히 사용할 계획인데 석탑 보수 규모의 62%에 해당하며, 나머지 신부재(새로운 탑 재료)는 인근 익산시 황등면에서 가져온 화강암을 쓸 계획입니다.
특히 원부재를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친 옛 방식, 새로운 과학적 방법 및 특허기술 등을 동원하고 부족한 부분은 화강암 소재의 신부재를 씁니다.
현재까지 1층부 조립이 완료됐고 최근에는 해체과정에서 발견된 사리의 재봉안도 이뤄졌습니다.
이런 '현상유지 보수정비'는 사라진 부분은 그냥 두고 남아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쌓아 올리며 남은 부분은 절대 훼손하지 않는 점에 원칙을 두고 이뤄집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6일 미륵사지 복원현장에서 가진 현장설명회에서 "석탑의 역사적 고증 및 연구의 한계, 학술적 근거 부족 등으로 인해 9층 원형 복원이나 6층 복원은 불가능하다"며 "6층 부분복원으로 보수정비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보수정비의 원칙으로 ▲추론에 의한 복원이 아닌 남아있던 6층까지 보수 정비해 역사성·진정성 보존 ▲원형보존을 위해 과학적 방법을 통해 훼손부재를 보강한 후 재사용 최대화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검증된 과학적 보강방법 적용 ▲조사·연구·수리과정의 정밀기록 및 자료화, 석탑 수리·보존관리 기준 정립을 정했습니다.
김덕문 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역사적 고증 없는 6층 복원이나 9층 복원을 하면 문화재 가치를 상실하고 특히 미륵사지가 유네스코의 문화재 재심사에서 해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석탑의 6층 부분 복원만이 역사성, 진정성을 보존하고 특히 원부재를 최대한 다시 사용해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석탑 원형의 실체적 근거가 부족해 고증이 어렵고 추정 복원 시 역사성이 상실될 수 있어 부분 복원이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한편 문화재연구소는 부분 복원 공정을 2017년 7월까지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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