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수능 대박 나십시오”, “선배님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201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오전 8시 전국 1212개 수능시험장에서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응원가가 전국에서 울려 퍼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에는 서울고와 청담고 세화고 등 6개 고등학교 수험생과 재수생 등 950여명이 수능 시험을 치렀다. 이날 새벽부터 후배들은 학교의 영문명이 새겨진 잠바를 입고 교문 양옆에 서서 준비해온 구호를 외쳤다. 청담고와 세화고 지도교사들은 교문 앞에 서서 제자들이 한 명 한 명 입실할 때마다 포옹과 함께 격려의 말을 전달했다.
이날 수능시험에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큰 수술을 한 수험생의 ‘병상투혼’ 중이라는 사연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의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현모 양은 수능을 한 달 가량 앞두고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 여고생은 사고로 오른쪽 다리뼈 상당부분이 산산이 조각나는 부상을 입었다. 오랜 시간 앉아있기조차 버거운 현양은 수술 이후 통증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수능 시험을 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현 양이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세브란스병원측이 측이 VIP병실을 무료로 내준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날 현양은 진통제를 투약하며 시험을 치르는 투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능 시험이 치러지는 고사장은 교통 혼잡이 극심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마포구 상암고등학교 정문 앞 사거리는 수험생을 태운 학부모들의 차와 택시들로 인해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교통 혼잡이 극심해지자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차량 통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상암고에서는 일부 학부모들이 시험장 안에 시계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시계를 구하기 위해 교내에 진입해 시험장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소란이 일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들까지 출동해 시계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가까스로 지각을 면하는 학생들도 보였다. 압구정고에서는 입실시간인 8시 10분 직전에 한 학생이 구청 직원이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해 한걸음에 교문으로 내달렸다. 뒤이어 택시에서 내린 다른 다른 학생도 학교로 뛰어들어가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부모들은 자식들을 수험장으로 들여보낸 이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시험장 길 건너에는 시험장 입구를 바라보는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학무보 김모(48·여)씨는 “맞벌이로 직장을 다니다 보니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신경을 못 썼다”며 “그래도 여태까지 혼자서 잘해 준 아이가 기특하고 장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영운 기자 / 김희래 기자 / 박윤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