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물품보관함에 필로폰을 넣어놓고 몰래 팔려고 한 마약사범과 투약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는 할인점 물품보관함에 필로폰을 넣어두고 투약자들에게 열쇠를 전달하는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배모 씨(53)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필로폰을 소량으로 나눠 포장하고 나서 투약자를 직접 만나 판매한 혐의로 박모 씨(37) 등 4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필로폰을 사들여 투약한 혐의로 32명을 붙잡아 이모 씨(38) 등 18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씨는 다른 사람에게서 구입한 필로폰 4.53g을 소량으로 나눠 일회용 주사기에 넣은 다음 올해 9월 24일 경남 창원에 있는 대형 할인점 물품보관함에 넣어두고 잠근 뒤 열쇠를 투약자들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필로폰을 몰래 판매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배씨에게 마약을 살 것처럼 접근해 대형 할인점 인근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배씨가 갖고 있던 할인점 물품보관함 열쇠로 보관함을 열었더니 필로폰 0.8∼0.9g씩이 담긴 일회용 주사기 7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보통 필로폰 0.03g을 1회 투약분으로 보기 때문에 주사기 한 개에 30여 차례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이 담겨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은 이번에 붙잡은 필로폰 투약자 중 상당수가 할인점 물품보관함을 이용해 배씨에게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배씨는 이번 범행 외에 다른 마약 판매 혐의에 관한 진술을 모두 거부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투약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지 않고 사람의 이목을 받지 않는 마트 물품보관함을 필로폰 판매처로 악용한 사건”이라며 “마약 판매경로가 점점 은밀화돼 가고 있어 경찰도 다양한 단속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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